비트코인 채굴 기기 및 칩 제조업체가 향후 5년간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7천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중심이었던 비트코인 채굴 기기 및 칩 제조업 내 미국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을 비트코인 채굴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전 대통령의 발언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번스타인(Bernstein)은 자체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 기기 및 칩 산업이 앞으로 5년 동안 총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7천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감기’ 대응 차원에서 비트코인 채굴 장비 연간 수요가 15%에서 30% 성장할 것이라는 게 번스타인의 입장이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생산자에게 10분마다 주어지는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시기를 지칭하는 용어로 지난 4월 네트워크에 도입됐다.
번스타인은 ‘반감기’ 후 비트코인 생산자들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기존 보유 기기 성능을 최신화하는 과정에서 채굴 기기 및 칩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가격 기준 비트코인 채굴 기기 및 칩 시장이 거둬들일 수익은 연간 30억 달러(한화 약 4조 1,550억 원)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향후 비트코인 채굴 기기 및 칩 시장 내 중국과 미국의 패권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리기도 했다.
그동안 비트코인 채굴 기기 및 칩 시장은 80% 이상의 점유율로 비트메인(Bitmain) 등의 중국 업체가 지배해왔으나, 미국 기반 회사들이 신규 채굴칩을 선보이며 공급 경로를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계 주요 비트코인 채굴 기기 및 칩 제조사로는 블록마이닝(Block Mining)과 오라딘(Auradine)이 거론됐다.
번스타인은 “블록마이닝과 오라딘은 신규 채굴칩 출시를 통해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중국계 고사양 칩과 설계 부문에서 경쟁 중이다”라며 “채굴 업체들에게는 글로벌 파운드리 제조 능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중이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인 블록(Block)의 ‘3나노미터 채굴 주문형반도체(ASIC)’ 칩도 보고서에서 조명됐다. 트위터 창업자가 이끄는 블록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7월 10일 미국 비트코인 채굴 주요 업체 중 한 곳인 코어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과 ‘3나노미터 채굴 주문형반도체(ASIC)’ 칩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블록의 ‘3나노미터 채굴 주문형반도체(ASIC)’ 칩 개발은 올해 4월 완료됐다.
한편 번스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임에 성공할 경우 비트코인 채굴 업계에 전력 발전 용량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력 발전 용량이 풍부한 상황에서 미국계 비트코인 채굴 기기 및 칩 제조 업체와 현지 채굴사의 협력이 합쳐질 경우 시장 내 미국 영향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비트코인은 7월 31일 오전 현재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0.83% 하락한 9,283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