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상품에서 스테이킹(예치) 조항이 빠진 것이 현지 금융기관 투자자의 수요를 저하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언스테이킹(예치 철회) 기간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금융기관 투자자에게는 포트폴리오 관리 부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디지털자산 운용사이자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예비 발행사인 21쉐어스(21Shares) 설립자는 업계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를 통해 스테이킹 조항 부재가 금융기관 투자자의 자사 상품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예비 발행사들은 자사 투자 상품 신청서에서 스테이킹 조항을 제거한 바 있다. 스테이킹은 시장 참여자가 보유 이더리움 가상화폐를 예치 형태로 블록체인 네트워크 검증에 활용하도록 위임하는 행위다.
현지 업체들은 자사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투자 상품에 스테이킹 기능을 더해 투자자들에게 잠재적인 보상을 추가적으로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승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승인 신청서에서 관련 조항을 삭제했다.
투자 상품 심사를 진행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테이킹을 ‘투자 계약’으로 해석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신청을 반려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움직임이었다.
스테이킹 조항이 삭제된 후 업계 일각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투자 메리트가 떨어졌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특징이자 강점인 스테이킹을 통한 추가 보상 획득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의 관심도 떨어질 것이라는 관점에서 비롯된 견해였다.
그러나 21쉐어스의 오필리아 스나이더(Ophelia Snyder) 설립자는 스테이킹이 오히려 포트폴리오 관리 측면에서 위험성을 키울 수 있다며 관련 조항이 상품 신청서에서 빠진 것이 금융기관 투자자들의 수요를 위축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필리아 스나이더 설립자는 언스테이킹 기간이 일괄적이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짧게는 6일부터 길게는 수개월까지 걸릴 수 있는 언스테이킹 기간이 오히려 금융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스테이킹 기간이 너무 길어질 경우 유동성 측면에서 변경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스테이킹 조항 부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시장 참여자는 개인으로 보이며 당사는 두 진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계획 및 사례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유럽에서 이더리움 상장지수상품(ETP)을 운용 중이기 때문에 시장에 대응하고 통제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21쉐어스는 유럽에서 스테이킹 옵션이 포함된 이더리움 상장지수상품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국적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은 스테이킹 조항 유무에 따라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가 최대 2배까지 차이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제이피모건이 예측한 연말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는 30억 달러(한화 약 4조 1,373억 원)다. 스테이킹 허용시 예상치는 60억 달러(한화 약 8조 8,176억 원)이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Nikolaos Panigirtzoglou) 제이피모건 분석가는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성장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생태계 내부 호재를 꼽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완료된 ‘반감기’가 투자자 이목을 집중시킨 것처럼 이더리움도 자체 호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었다.
이더리움은 6월 20일 오전 현재 빗썸 가상화폐 거래서에서 전일대비 1.23% 오른 50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