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현지 민주당 후보가 구체적인 가상화폐 공약을 발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해리스 후보는 최초의 가상화폐 관련 발언에서 시장을 장려하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해리스 후보 관계자에 따르면 가상화폐 관련 사항은 논의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블록체인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Coindesk)는 최근 보도를 통해 해리스 캠프 관계자들이 일부 가상화폐 시장 인사들과 만나 정책 문제를 논의 중이지만 오는 11월 대선 전까지 특별한 진전이 없을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해리스 후보가 가상화폐 시장을 독려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본격적인 정책 구상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시작될 것이라는 게 코인데스크의 설명이다. 
코인데스크는 해리스 후보가 시장 진흥 발언 당시 인공지능(AI) 산업을 함께 거론했던 점을 조명하며 가상화폐 관련 사항은 선거 유세에서 발표될 다양한 경제 혁신 항목 중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해리스 후보의 가상화폐 시장 접근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예상은 업계를 통해서도 나오고 있다. 미국 코인베이스(Coinbase) 가상화폐 거래소 법률총괄은 해리스 캠프의 업계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정책 발표는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해리스 캠프가 정교한 가상화폐 접근법을 내놓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코인베이스 법률총괄의 견해다. 코인베이스 법률총괄은 현재 상황에서 해리스 캠프가 구체적인 가상화폐 시장 진흥 전략을 내놓기를 바라는 것은 현실적이거나 실용적인 요구가 아니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투자은행 일각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부통령으로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 시장 기조가 규제적이었기 때문에 정치적 견해가 바뀌었다는 점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번스타인(Bernstein) 분석진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모두가 가상화폐 업계 진흥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안도감이 형성되고 있다”라면서도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정책 계획을 피력한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공화당 후보와 대조되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번스타인은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현시점 기준 가상화폐 시장에 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부임할 경우 비트코인 외 블록체인 생태계 구성 요소인 대체불가토큰(NFT), 블록체인 기술 기반 금융(DeFi, 디파이) 등이 전반적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게 번스타인의 관점이다. 
 

한편 가상화폐 자산운용사이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발행사인 반에크(VanEck)는 시장 전체가 아닌 비트코인만 놓고 봤을 때 해리스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알렸다. 해리스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될 경우 가상화폐 시장 규제가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되나, 강경한 규제가 도리어 비트코인을 대체 금융 시스템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반에크의 시각이다.
비트코인은 9월 25일 오후 현재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0.29% 하락한 8,49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