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NVIDIA)의 주가 변동성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능가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옵션거래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30일 내재변동성이 감소 중인 가운데 엔비디아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내재변동성은 파생상품 옵션 거래 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의 예측 변동성을 계량화한 수치다.
금융인텔리전스 플랫폼인 핀텔(Fintel)에 따르면 최근 옵션거래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30일 내재변동성은 48%에서 71%로 늘어났다. 시장에서 내재변동성 확대는 기초자산과 만기 가격 간의 시세 차이 증가 가능성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내재변동성 값은 시장 참여자들의 자산 추이에 대한 기대 및 공포심리에 의해 결정된다.
반면,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30일 내재변동성은 감소했다. 가상화폐 파생거래 플랫폼인 데리비트(Deribit)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30일 내재변동성은 68%에서 49%로 줄었으며, 이더리움도 70%에서 50%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숏 감마’ 시장 참여 방식이 엔비디아의 내재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숏 감마’는 주가가 상승하면 매수하고, 하락할 때 보유분을 매도하는 거래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숏 감마’ 매매 전략은 기초자산 시세가 일정한 범위 안에 머물 때 수익을 내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숏 감마’ 거래는 기초자산 시세가 일정 범위보다 내려갈 때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시장 매도세를 부추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숏 감마’ 트레이더들이 부추긴 매도세는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져 내재변동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한 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세 변동폭이 엔비디아보다 작다는 점도 내재변동성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14일 131.88달러(한화 약 18만 807원)의 최고가를 기록한 엔비디아의 8월 1일 금일 주가는 116.82달러(한화 약 16만 160원)로 11.4% 떨어진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세 하락률은 각각 2.39%와 7.58%로 집계된다.
한편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엔비디아는 매그니피센트세븐(M7)으로 묶인 미국 증권시장 주식 종목 중 유일하게 최근 5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세 상승률을 상회한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매그니피센트세븐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Apple), 엔비디아, 알파벳(Alphabet, 구글), 아마존(Amazon), 메타(Meta, 구 페이스북), 테슬라(Tesla)로 구성된다.
지난 2019년 5월 7일부터 올해 6월 28일까지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2,782.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가총액은 순서대로 1,102.20%와 2,218.30% 늘어났다. 세 종목 외에는 테슬라가 1,340.80%의 시가총액 성장을 일궈내며 매그니피센트세븐 기업 중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비트코인은 8월 1일 오전 현재 코빗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2.09% 하락한 9,080만 원에 거래되고있다. 이더리움 시세는 1.18%의 일간 하락률과 함께 453만 원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