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상화폐 약세장에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투자자들은 시장 강세를 전망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 비트코인 선물 계약 건수와 누적 미결제약정 추이를 봤을 때 시장 참여자들이 최근 약세장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시카고상품거래소 비트코인 선물 시장 참여자는 금융기관 투자자로 인식된다.
다국적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은 주간 보고서를 통해 이번 주 비트코인 하락장에서 금융기관 투자자들이 시카고상품거래소 등을 중심으로 시장 반등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번 주 비트코인 약세장에서 금융기관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디리스킹)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제이피모건은 시카고상품거래소를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금융기관 투자자들의 동향을 살폈다. 업계에서는 시카고상품거래소를 통한 비트코인 선물 시장 참여자를 금융기관 투자자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기관 투자자의 경우 미국 정부 당국의 규제 이슈로 시카고상품거래소 등 인가받은 장터를 통해 시장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제이피모건이 선물 계약 건수와 미결제약정 누적액이 최근 약세장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동성 지표로 사용되기도 하는 미결제약정은 옵션 또는 선물 시장에서 청산 등 정리되지 않은 모든 계약을 뜻한다. 파생상품 거래 내 매수 혹은 매도 포지션이 유지된 상태로 거래가 남아있음을 뜻하는 미결제약정은 시장 내 투자자들의 참여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제이피모건은 시카고상품거래소 내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높다는 점을 조명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자산 현물 가격이 저렴할 경우, 투자자들은 보유 중인 선물거래 포지션을 종료하고 현물을 매수한다. 그러나 현재의 경우 현물 가격이 더 낮음에도 시카고상품거래소 내 비트코인 금융기관 투자자들은 선물 포지션을 유지 중이다. 제이피모건은 상황을 종합했을 때 시카고상품거래소 내 비트코인 금융기관 투자자들의 포지션 유지는 선물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해석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마운트곡스(Mt.Gox)와 제네시스(Genesis) ▲에프티엑스(FTX) ▲미국 의회·대통령 선거는 금융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장을 낙관하는 이유로 제시됐다.
다국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8월 7일부터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참여 권유를 허용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모건스탠리의 행보가 시장 저변을 넓힐 것으로 기대 중이다.
과거 가상화폐 시장에서 파산한 마운트곡스와 제네시스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채권단 상환을 진행 중이다. 두 업체의 고객 자본 반환 소식은 지난 2분기 주요 시세 하방 압력 요소로 거론됐다. 그러나 현재 금융기관 투자자들은 마운트곡스와 제네시스발 공포 분위기가 실질적으로 소멸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붕괴된 에프티엑스 거래소는 오는 10월 채권단에게 자본을 돌려줄 계획이다. 다만, 에프티엑스 상환 계획은 제미니나 마운트곡스와는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프티엑스 상환안은 시장에서 매도 가능한 가상화폐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계획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현금으로 에프티엑스 배상금이 지급될 경우 오히려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재진입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마지막으로 제이피모건은 오는 11월 미국 의회·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현지 양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가상화폐 시장에 호의적인 태도를 견지 중이라고 강조했다. 가상화폐 산업이 현지에서 신규 표밭으로 부상함에 따라 유권자 표심 확보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보고서에는 최근 비트코인 단기 저점이었던 4만 9천 달러(한화 약 6,744만 원)선이 자사가 추정한 비트코인 채굴 가격 유효 범위와 일치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2024년 8월 비트코인 채굴 가격은 4만 5천 달러(한화 약 6,194만 원)로 소개됐다.
제이피모건은 “비트코인이 오랜 시간 채굴 가격 유효 범위에 머물렀거나, 그 이하로 떨어졌다면 시장 압력이 커졌을 것이다”라며 “최근 시장 약세는 전통 금융업계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며 주요 매도 주체는 개인이었다”라고 정리했다.
비트코인은 8월 9일 오전 현재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6.53% 한 8,35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