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시작될 경우 올해 말까지 30억 달러(한화 약 4조 1,373억 원)가 시장에 투입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스테이킹(예치) 옵션이 추가될 경우 자금 유입 규모가 두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다만, 시장 수요 자체는 이더리움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시장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됐다. 
 

다국적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은 금주 보고서에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미국 증권시장에 출시될 경우, 올해 연말까지 약 30억 달러(한화 약 4조 1,373억 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권시장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지난 1월 출시됐기 때문에 가상화폐 투자 상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운용자산(AuM) 기준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1위 투자 상품에는 5월 현재까지 195억 달러(한화 약 26조 8,925억 원)가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제이피모건은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생태계의 전반적인 매력도를 살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한 현물 상장지수펀드 서류에서 스테이킹(예치) 사항이 빠졌으며, 이더리움 생태계에는 비트코인과 달리 ‘반감기’ 등의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스테이킹은 시장 참여자가 보유 이더리움 가상화폐를 예치 형태로 블록체인 네트워크 검증에 활용하도록 위임하고 보상을 분배 받는 행위다. 
 

당초 그레이스케일(Grayscale)과 피델리티(Fidelity) 등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예비 발행사는 자사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투자 상품에 스테이킹 기능을 더해 투자자들에게 잠재적인 보상을 추가적으로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업체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5월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투자 상품 발행 신청서에서 스테이킹 관련 조항을 뺐다. 업계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스테이킹을 규제 대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레이스케일과 피델리티가 관련 조항을 제거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제이피모건은 “지난주 미국에서 승인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발행 신청서는 스테이킹 조항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상품 매력도가 떨어진다”라며 “만약 스테이킹 조항이 포함되면 시장 규모가 60억 달러(한화 약 8조 2,746억 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Nikolaos Panigirtzoglou) 제이피모건 분석가는 이더리움 생태계 내부 호재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완료된 ‘반감기’가 투자자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이더리움 생태계는 시장 참여자의 시선을 끌어모을 소식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 제이피모건 분석가는 “비트코인의 경우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금(金)의 경쟁상대로 여겨지며 광범위한 매력을 가진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라며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미국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더라도 유동성과 운용자산 규모가 작으면 기관 투자자들의 최우선적인 투자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현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예비 발행사는 투자 상품 출시를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전문 매체인 더블록(The Block)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현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예비 발행사에 금일인 5월 31일까지 ‘유가증권신고서(S-1)’ 수정본 전달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유가증권신고서’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신청사가 의무에 따라 사업적, 재무적, 법적 정보 등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공개 및 제출하는 서류다.
이더리움은 5월 31일 오전 현재 코빗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0.02% 하락한 52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