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 Rock)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블랙록은 지난 8월 11일(현지시간)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 신탁상품 출시를 발표했다. 
 

블랙록은 신탁 상품 출시 배경과 관련해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급격한 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관 고객이 시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상화폐 시장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비트코인의 경우 가장 오래됐으며 유동적인 자산으로 고객의 주요 관심 대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블랙록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지난 8월 4일(현지시간) 블랙록은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와 투자 관리 프로그램 관련 협력관계를 체결했다. 
양 사의 협력관계 체결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구축된 블랙록의  ‘알라딘’ 내 코인베이스의 프로그램인 ‘코인베이스 프라임’ 서비스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코인베이스 프라임’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가상화폐 거래와 수탁 및 네트워크 검증(스테이킹)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블랙록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이 본격화된 가운데 다음 행선지로 주목할 만한 부분으론 스테이블코인이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또는 특정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최고경영자는 지난 3월 주주서한을 통해 고객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4월 블랙록은 시가총액 2위 스테이블 코인인 ‘유에스디씨(USDC)’ 발행사인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Circle Internet Financial, 이하 서클)에 투자를 단행했다. 
 

블랙록이 가상화폐 시장 내 최초로 관심을 가졌던 자산은 스테이블코인이지만 직접적인 출시가 신탁 상품으로 이뤄진 흐름에는 현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화 논의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스테이블코인 ‘테라’ 프로젝트 붕괴 이후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새로운 화두거리로 떠올랐다. 그러나 법정화폐의 대체물이 될 수 있는 자산의 특성상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는 가상화폐 주요 감독 기구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아닌 미국 의회에서 직접 다루고 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법제화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으며 오는 9월 심의를 예정하고 있다. 
 

한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캐롤라인 팜 지난 8월 11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한·미·EU 디지털 자산 글로벌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글로벌 협약체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국가 간 가상화폐 관련 표준 규칙 설립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