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침체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 자산 조사 및 뉴욕 남부지방검찰청의 내부자 거래 수사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코인베이스(Coinbase)의 주가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과의 협력관계 체결 소식에 급등했다.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지난 8월 4일(현지시간) 장 후 거래시간까지 포함해 전일 대비 11.24% 상승한 90달러(한화 약 11만 6,802 원)를 기록했다. 장 중에는 최대 30%가량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테라’ 프로젝트 붕괴 후 최고치 수준이다.
코인베이스의 주가 급등은 블랙록의 투자 관리 프로그램인 ‘알라딘’ 내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 제공 소식이 알려지며 발생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구축된 ‘알라딘’ 내 코인베이스의 프로그램인 ‘코인베이스 프라임’ 서비스를 연동한다는 것이 협력관계 구축의 주요 사항이었다. ‘코인베이스 프라임’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가상화폐 거래와 수탁 및 네트워크 검증(스테이킹)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1경 원 이상의 투자금을 운용하는 블랙록의 가상화폐 시장 참여는 지난 1분기를 기점으로 속도가 붙고 있다. 블랙록의 가상화폐 시장 참여 가능성은 지난 3월 래리 핑크(Larry Fink) 최고경영자의 주주서한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는 주주서한에서 디지털 통화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블랙록도 스테이블 코인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한 달여 만에 블랙록은 시가총액 2위 스테이블 코인인 ‘유에스디씨(USDC)’ 발행사인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Circle Internet Financial, 이하 서클)에 투자를 단행했다.
코인베이스의 주가 하락은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경신했던 지난 4분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프로젝트인 ‘테라’ 생태계의 붕괴 이후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이 반등함에 따라 코인베이스의 주가 역시 상승하기도 했으나 지난달 말 전직 직원의 내부자 거래 관련 수사 소식이 겹치며 또 다시 주저앉은 바 있다. 내부자 거래와는 별개로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코인베이스 내 ‘증권’ 특성의 가상화폐 상장과 관련해 조사 역시 최근 발생한 악재였다.
한편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는 지난 6월 코인베이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 1분기 저조한 실적과 코인베이스가 지난 6월 중순 단행한 1,100명 규모의 직원 감축 기업 구조조정에 기반한 평가였다. 당시 무디스는 코인베이스의 기업 신용등급(CFR)을 ‘Ba2’에서 ‘Ba3’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