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키워드로 하는 구글 검색량이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인공지능 테마 가상화폐 가격은 급락세를 맞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사례를 참고했을 때 인공지능 테마가 과열 상태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구글 검색량 급증이 시장 고점 및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투자 격언을 의미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인터넷 이용자의 관심도를 시각적으로 분석하는 구글트렌드(Google Trends)에 따르면 이번 달 인공지능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 2023년 6월과 비교해 34%가량 증가했다. 6월 19일 현재 글로벌 이용자 기준 인공지능 검색 관심도는 91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23년 6월 인공지능 검색 관심도 값은 74를 나타냈다. 지난 2022년 6월의 값은 20이었다.
구글트렌트 관심도 수치는 검색 빈도수에 따라 1부터 100까지의 범위에서 정량화되는 방식으로 책정된다. 인공지능에 대한 글로벌 구글 이용자 관심도는 지난 5월 12일 이후 급증했다. 올해 3월 93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던 구글트렌드 인공지능 관심도 값은 지난 5월 중순 재차 상승하며 이달 초에는 100까지 치솟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62로 가장 높은 값을 보유 중이다. 우리나라와 미국 이용자의 인공지능 검색어 관심도 값은 각각 33과 14로 확인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구글트렌트 인공지능 검색어 증가와 함께 관련 가상화폐 시세는 하락 전환됐다는 점이다.
시장 정보 제공 업체인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6월 19일 현재 인공지능 관련 가상화폐의 전체 시가총액은 268억 1천만 달러(한화 약 36조 9,683억 원)로 최근 24시간에 걸쳐 4.9%가량 빠졌다. 시장에서 인공지능 관련 가상화폐로 거론되는 종목 모두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개 인공지능 테마 가상화폐 시세는 모두 하락했다. 상위 열 개 자산 중 가장 적게 하락한 종목은 6% 시세가 빠진 랜더토큰(RNDR)이다. 아카시네트워크(AKT) 가상화폐 가격의 경우 최근 일주일 동안 30.7%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가상화폐 랠리가 끝 물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과거 시장 흐름을 참고했을 때 구글트렌드 고점은 대중의 관심이 최고조에 다다랐음을 의미하며, 하락 변곡의 신호로 읽혔다는 시각이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Coindesk)는 “대중은 종종 감정에 따라 움직이고 강세장에 가장 늦게 진입하며 약세장에 가장 오래 머무는 경향이 있다”라며 “일각에서는 인공지능 랠리를 곧 꺼질 수 있는 거품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공지능 산업 관심도가 떨어질 경우 가상화폐 시장으로 투자 자금이 돌아올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인 비트마이닝(BIT Mining)의 분석가는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가상화폐 시장 자금 유입을 저해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포모(FOMO)’ 현상이 인공지능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모’는 ‘고립공포감’을 뜻하는 단어로 유행에 뒤처지는 것 같아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를 뜻한다.
유웨이 양(Youwei Yang) 비트마이닝 분석가는 인공지능 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포모’ 현상을 비춰볼 때,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있어 매력을 잃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 핫머니(단기 자본)는 한정돼있으며 현재는 인공지능 산업으로 향하고 있다”라며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모든 인공지능 관련 뉴스를 강세 요소로 인식 중이며, 가상화폐 시장이 설득력 있는 서사나 건설적인 발전을 이룰 때까지는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