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이 단기 가상화폐 시장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지표가 부족하다며 ‘조심스러운(Cautious)’ 입장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 낙관적인 흐름이 관측되지 않아 투자자 관심이 감소한 만큼, 전망 예측에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견이다. 지난 4월 20일 비트코인 채굴자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 ‘반감기’ 후 제이피모건은 가상화폐 시장 약세를 전망한 바 있다. 
 

제이피모건은 최근 시장 보고서에서 단기적 관점에서 가상화폐 투자 주의를 권고했다. 보고서는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총 세 가지의 역풍을 맞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 가지 역풍으로는 ▲투자자 관심 감소 ▲금보다 고평가된 비트코인 가격 ▲창업투자회사(VC) 투자금 저조가 거론됐다. 
가상화폐 투자자 관심 감소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식시장 자금 동향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이피모건은 지난 4월 가상화폐 테마의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순유입 규모가 감소하며 소매 관심 지표 흐름이 저조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가상화폐 테마 주식형 펀드 시장이 자금 순유입으로 마무리됐으나, 4월은 유출로 약세 전환하며 비트코인 시세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지난 2주간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상당한 차익실현이 일어났는데 매도 주체는 기관보다는 개인투자자로 보인다”라며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4월에 걸쳐 가상화폐와 관련 주식형 펀드를 모두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제이피모건은 현재 비트코인 시세가 금보다 고평가된 점도 약세장의 원인으로 언급했다. 지난 3월 자체 보고서에서 제이피모건은 가격 변동성 비율을 고려했을 때 투자 시장 참여자가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가 금(金)을 넘어섰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는 자산 변동성을 기반으로 비트코인과 금 시장 규모를 비교했다. 보고서는 금 시장 규모에 비트코인 변동성을 나누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적정 가치를 추산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금보다 3.7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피모건은 보고서 발간 기준 3조 3천억 달러(한화 약 4,356조 원) 상당이었던 금 시장 규모를 비트코인 변동성 값인 3.7로 나눠 비트코인 시장 규모를 9천억 달러(한화 약 1,188조 원)로 계산했다. 시가총액과 변동성을 기준으로 제이피모건이 도출한 비트코인 적정가는 4만 5천 달러(한화 약 5,940만 원)였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Nikolaos Panigirtzoglou) 제이피모건 시장 분석가는 “시장 일각에서는 두 자산의 시가총액만을 봤을 때 비트코인 가치를 2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라며 “그러나 비트코인이 금보다 3.7배 높은 변동성을 가졌다는 점을 볼 때 단순 명목상 두 자산을 비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계산법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제이피모건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2023년 같은 기간보다 저조했던 창업투자회사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 분위기 전반을 흐리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3년과 올해 첫 4달 동안 가상화폐 시장에 투입된 창업투자회사 자금은 각각 40억 달러(한화 약 5조 4,296억 원)와 32억 달러(한화 약 4조 3,430억 원)로 알려졌다. 
창업투자회사의 자금 조달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제이피모건이 거론한 가상화폐 시장의 완벽한 회복을 위한 조건이다. 제이피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상화폐 업체에 대한 창업투자회사 자금 조달 속도와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딘 모습이라며 시장의 지속적인 회복을 위해선 꾸준한 자본 유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비트코인은 5월 7일 오전 현재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0.74% 상승한 8,94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