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문제로 파산을 신청한 에프티엑스(FTX) 가상화폐 거래소가 업계 전문매체인 더블록(The Block)을 비밀리에 지원해왔다는 소식이 로이터통신을 통해 지난 12월 9일(현지시간) 나왔다.
로이터는 에프티엑스가 최고경영자에게 자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더블록을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더블록에 대한 에프티엑스의 지원 자금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보고서에 따르면 더블록의 직원들은 에프티엑스의 자금 전송에 대해 알지 못했다”라며 “에프티엑스와 샘 뱅크먼-프리드(SBF) 전 최고경영자는 로이터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에 응답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에프티엑스가 자금을 조달했다는 보도가 로이터를 통해 나온 이후 더블록의 래리 서막(Larry Cermak) 더블록 부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지원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래리 서막 부사장은 “에프티엑스 붕괴와 관련해 더블록 입사 후 지난 4년간 받은 보너스 및 보상금에 상응하는 금액을 잃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들은 댓글을 통해 래리 서막 부사장의 말이 사실인지 진위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에프티엑스 거래소 파산 조짐이 보이던 시점에 래리 서막 부사장이 실질적인 파산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점에서 나온
요청이었다.
래리 서막 부사장은 지난 11월 7일(현지시간) “온체인(블록체인) 데이터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라며 “에프티엑스의 파산 가능성은 0%라고 생각한다”라고 짚은 바 있다.
더블록은 에프티엑스 외에도 ‘루나/테라’ 블록체인 생태계 붕괴 과정 속 한차례 언급됐다.
‘루나/테라’ 가상화폐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는 지난 8월 코인에이지(Coinage)를 통해 프로젝트 복구 계획 마련 과정 속 더블록에 의해 자금 조달 계획이 공개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권 대표는 “우리는 더 버틸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투자자들에게 전화를 해 하룻밤 사이에 20억 달러(한화 약 2조 6,240억 원)를 끌어모았다”라면서도 “더블록에 의해 자금 조달 계획이 공개됐고 그 과정 속 상당수의 투자자가 지원을 철회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다국적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은 지난달 말 자체 보고서를 통해 에프티엑스(FTX) 거래소 파산과 관련해 산업 내 투명성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가상화폐 관련 규제 압력이 높아지며 자산 실체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대차대조표를 통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제이피모건의 분석이었다. 가상화폐 주체 전반에 걸쳐 준비금과 자산 및 부채에 대한 정기 보고서 발행과 감사 의무를 담은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