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다국적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d)와 싱가포르계 블록체인 창업투자회사(VC, 벤처캐피탈)인 애니모카브랜드(Animoca Brands)가 홍콩 금융관리국(HKMA)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샌드박스 참여 업체로 선정됐다. 
스테이블코인은 홍콩 달러화 등 법정화폐 또는 금(金)과 같은 특정 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로, 거래소에서 자산 매입 등에 쓰인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나 유예 시키는 제도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업, 투자자보호 및 위험 관리 방안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현지 금융당국은 현지시간으로 지난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스탠다드차타드를 포함한 총 다섯 곳의 업체를 1차 스테이블코인 샌드박스 실험자로 선별했다고 발표했다. 스탠다드차타드를 제외한 네 곳의 업체로는 애니모카브랜드, 진동코인링크테크놀로지(Jindong Coinlink Technology), 알디이노텍(RD InnoTech), 홍콩텔레콤(Hong Kong Telecommunications)이 있다. 
샌드박스 실험 참가자로 뽑힌 다섯 곳의 업체는 현지 금융당국이 발급한 라이선스로 홍콩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를 확보한 다섯 곳의 실험 발행사는 샌드박스 운영 기간에 걸쳐 ‘제3기관의 준비금 감사’, ‘홍콩 금융기관에 담보 보관’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탁(예치) 계약 체결의 경우 해외 대출 기관과도 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최대 규모 인터넷 은행인 자뱅크(ZA Bank)의 경우 홍콩 금융당국의 샌드박스 실험 시행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준비금 뱅킹 서비스 제공 의사를 공개하며 알디이노텍을 첫 고객사로 맞이했다. 
현지 스테이블코인 규제 샌드박스 시행 배경에는 ‘전통 금융 시스템과 가상화폐 생태계의 연결성 증가’가 있다. ’잠재적 통화 위험 및 금융 안정성’ 관리는 홍콩 금융당국이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를 기관 소관으로 포함시키려는 주된 사유다.
홍콩 금융당국은 규제 라이선스와 감독 및 집행 매개변수가 마련될 경우,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이 국제 표준에 따라 적절하게 관리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폴 찬(Paul Chan) 홍콩 재무장관의 경우 지난 2월 현지 예산안 발표 현장에서 샌드박스 운영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관심있는 기관이 현지 금융관리국과 규제 요구 사항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 홍콩 금융관리국의 우려사항은 ‘가상화폐 기업의 은행 유사 업무 수행’으로 파악된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지난 2023년 현지 가상화폐 기업을 대상으로 은행 용어 사용 금지 지침을 내렸다. ‘가상화폐 은행’, ‘디지털자산 은행’ 등 특정 용어 사용이 대중을 오도할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은행 용어 사용은 이용자들에게 특정 가상화폐 업체가 현지에서 은행으로 승인될 수 있다고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라며 “‘가상화폐 은행’ 또는 ‘디지털자산 은행’에 예치된 자금의 경우 현지 예금 보호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대장 종목인 '테더'는 7월 25일 오후 현재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0.21% 상승한 1,401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