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트곡스(Mt.Gox) 가상화폐 거래소의 채권단 물량 출회에 비트코인캐시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량 출회가 시작된 지난 7월 5일 이후 비트코인캐시 생태계의 슬리피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슬리피지는 투자 시장에서 주문을 실행할 때 거래를 하고자 했던 가격과 실제 체결된 가격이 다른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마운트곡스 고객 자금 상환이 유동성 측면에서 비트코인캐시 생태계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시장 조사 업체인 카이코(Kaiko)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마운트곡스 가상화폐 거래소의 채권자 상환 시작 이후 비트코인캐시 생태계 높은 매도 압력이 발생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캐시는 현재 대부분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최근 한 달간 시세 하락률이 가장 높은 자산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마운트곡스 이슈 전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개당 53만 7천 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캐시는 최근 41만 5,50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카이코는 비트코인캐시의 얇은 호가창(오더북)이 매도 압력을 가중시키는 중이라고 전했다. 얇은 호가창때문에 비트코인캐시 매도 시 주문 가격과 체결가격 사이에 생겨난 금액 괴리가 시세 하락을 부추기고 매도 압력까지 증가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중 주문 가격과 체결가격 괴리가 가장 크게 발생 중인 곳은 잇빗(Itbit)과 바이비트(Bybit)로 확인됐다.잇빗과 바이비트에서의 비트코인캐시 주문 가격과 체결가격 괴리율은 각각 2.8%와 3.5%를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운트곡스 물량 출회 전 두 거래소 내 비트코인캐시 주문 가격과 체결가격 괴리율은 순서대로 0.2%와 0.3%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카이코는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마운트곡스에서 받는 비트코인캐시를 어느 거래소에서 매각할지는 불분명하다”라면서도 “비트코인캐시가 상당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마운트곡스 물량이 비트코인캐시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은 싱가포르계 알고리즘 트레이딩 업체인 프로스토(Presto)를 통해 한차례 거론된 사항이다. 프레스토는 마운트곡스가 계획 중인 상환 규모가 비트코인캐시 시장 일일 거래량의 20%를 넘기 때문에 비트코인 생태계보다 더 큰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정석문 프레스토 리서치센터장은 마운트곡스 상환에서 발생하는 비트코인캐시 매도 압력이 비트코인보다 약 4배가량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일일 거래량 기준 마운트곡스 물량이 비트코인캐시와 비트코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24%와 6%이기 때문에 매도 압력 역시 4배까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그는 비트코인캐시의 경우 투자자 기반이 비트코인보다 약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마운트곡스 물량이 100% 매각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