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 당국이 가상화폐 믹서(Mixer) 서비스에 대한 규제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가상화폐 믹서 서비스는 가상화폐를 쪼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세탁하는 기술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믹서 서비스를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를 통해 향후 90일간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가상화폐 믹서 서비스를 지정하는 것과 관련한 대중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재무부가 가상화폐 믹서 서비스를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는 배경에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있다. 최근 다수의 언론 보도 및 이스라엘 정부를 통해 하마스 등 현지 불법 무장단체가 가상화폐를 분쟁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짐에 따라 미국 정부가 직접 제재에 나섰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미국 재무부는 믹서 서비스 제재대상 지정과 관련해 세부적인 입장은 밝히진 않았다. 현지 당국은 지난해 8월 믹서 플랫폼인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를 제재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8월 8일 ‘토네이도캐시’를 제재 대상 블랙리스트에 지정하고 현지 사용을 금지했다. 업계 분석 플랫폼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제재 대상 지정 이후 ‘토네이도캐시’ 사용량은 실제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체이널리시스는 “미국 재무부의 ‘토네이도캐시’ 제재 지정 후 30일간 플랫폼 유입량이 68% 감소해 자금세탁 효과를 떨어뜨렸다”라며 “가상화폐 믹서 서비스에 대한 제재는 이용자들의 사용률을 감소시켰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기반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 캐시(Buy Cash)를 제재 대상으로 포함했다. 지난 2015년 7월에 설립된 ‘바이 캐시’는 하마스 외에도 국제 범죄단체인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ISIS)의 2017년 자금 조달에도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자산통제국은 “이스라엘 국가테러자금조달국(NBCTF)은 지난 2021년 6월 하마스의 자금 모금 캠페인과 관련해 다수의 가상화폐 지갑을 압수했다”라며 “가자지구 기반 ‘바이 캐시’는 하마스 가상화폐 모금 외에도 다른 테러 집단의 자금 이체에 사용돼왔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