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11월 현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시 달러와 채권 금리(수익률)이 오를 거란 투자 업계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비트코인 향후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승리할 경우 강(强)달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은 다국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를 통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월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아이오와주 당원대회 경선에서 승리한 후, 달러화가 주요국 화폐와 비교해 이례적인 강세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분석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시, 무역과 국제 정책에 초점을 맞춰 달러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분석과 트럼프 전 대통령 1기 행정부 시절 비트코인과 달러화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을 때, 가상화폐 시장 강세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기간 동안 달러와 정 반대로 움직였다. 
가상화폐 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기 행정부를 시작할 경우 가상화폐 시장이 현지 경기 부양 정책을 통해 주식시장과 함께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 입에선 가상화폐 시장과 관련해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차기 미국 의회가 가상화폐 법안을 추진할 수는 있지만, 경기 부양책의 수혜를 입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된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25배 이상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017년 1월 119만 원이었던 비트코인은 2021년 1월 퇴임 시점에 3,159만 원까지 상승했다.
다만, 당시 시장 배후에는 막대한 채굴력을 바탕으로 하는 중국이 있었다. 
지난 2017년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 시장의 80%를 장악하며 가상화폐 시장을 주도했다. 해당 시기 중국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시켰다. 채굴기 수요가 공급의 3배를 넘을 정도로 시장이 과열됐기 때문이었다. 막대한 전기 사용량도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금지된 이유 중 하나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미국이 아닌 중국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오히려 중국 정부가 지난 1월 24일 경기 부양을 위해 은행 지급 준비율 0.5%를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이 눈길을 끈다. 
 

중국 중앙은행은 침체에 빠진 현지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은행 지급준비율을 오는 2월 5일부터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지급준비율이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번 발표를 통해 기존 10.5%였던 중국 지급준비율은 10%로 인하된다. 지급준비율 인하로 중국 시장에는 1조 위안의 유동성이 풀릴 예정이다. 중국 내 유동성 완화는 홍콩 증권당국이 1분기 중 승인할 것으로 보이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홍콩 매체에 따르면 현지 증권선물위원회(SFC)는 현재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신청을 받고 있으며, 자산운용사 한 곳은 선 연휴 전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중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안을 발표한 가운데 자금 일부가 홍콩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으로 들어올지 이목이 집중된다.